비밀번호 4790 풀이

조정칠 목사 0 4,347 2005.10.30 11:14
은행 거래를 트기 위해서는 비밀번호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비밀번호 하나 쯤은 있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이 모르게 철저한 보안을 하기 위해 온갖 구상을 다 동원한다. 그러다가 자신도 깜박 잊어버리는 사람도 종종 보곤 한다. 나의 비밀번호는 4790 이다. 그 숫자는 우리 집안 삼대의 이름의 약자이다. 우연하게도 우리 집안은 3대가 숫자로 된 이름을 가졌다.

아버님의 함자에는 4 자가 들어 있고, 나의 이름에는 7 자가 들어 있고, 아들의 이름에는 9 자가 들어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이 알 턱이 없는 비밀이 아닌가 싶다. 비밀번호는 네 자리를 마추어야 하니까 479에 0 하나를 덧부처서  4790으로 쓰기로 했다. 다행 하게도 숫자의 배열이 서열로 되어 있어서 보기에 무난 한것 같다. 손자가 태어 나기는 했으나 9 다음에 쓸만한 숫자가 생각 나지 않아서 3 대로 숫자는 마감이 된 셈이었다.

어느날 은행 에 갔더니 여직원이 청구서에 적힌 내 비밀 번호를 보더니 빙긋이 웃으며  “ 목사님은 참 멋쟁이 시네요” 하고 나를 당혹 스럽게 했다. 이웃 교회 교인인 그 여직원이 나에게 무례한 말을 했을리는 없다고 생각 했으나 그런 칭찬을 들을 까닭도 없었다. 내가 써 낸 청구서 에  4790 이라는 숫자를 가르키며 그 뜻이 “사랑 하는 친구여 “ 가 아니냐고 내게 물었다.

나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숫자를 문자처럼 해독하는 유행이 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다. 그 여직원은 내가 젊은이들 흉내라도 낸 줄로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았다. 나는 내 비밀번호가 그렇게 좋은 뜻으로 읽혀 진다는 것이 새삼 자랑스러웠다. 가끔씩 이삿짐 센타 같은데서 2424 라는 전화 번호를 본적은 있었다.

4 사랑 하는 7 친  9 구  0 여  제법 그럴듯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여성은 언제 보아도 예뻐서 좋다. 말씨 까지 예쁘면 더욱 좋겠지. 그 중에서도 다른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면 그건 천사 라고 해야겠지 …

이렇게 비밀번호를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바보 같은 짓을 왜 하나 묻고 싶을 것이다. 당신도  살다가 보면 비밀로 부터 자유로와 지고 싶을 때가 온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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