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을 놓아 보내는 교회

조정칠 목사 0 6,624 2007.01.14 13:34
내가 뉴욕에서 목회를 하던중 서울의 한 교회로부터 청빙을 받고 떠나게 되었을 때 무척 고민을 하였다. 목사가 좋은 조건을 찾아 교우 들을 떠나 간다면 교우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두렵기만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10년 이란 짧지 않은 세월이 지겹게 느껴 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나를 부추기는 것 같았다. 결국 교회를 떠나면서 나는 할 만큼 했으니 나를 놓아 달라고 궁색하게 호소를 했다.

내가 뉴욕을 떠난 이후에 교인들이 많이 흩어진 것이 가슴 아팠다. 누가 어느 교회로 옮겨 갔는지 자연히 알게 되었다. 그 중에 A 집사 부부는 자기들이 좋아 하던 목사님을 찾아 조금 먼 데로 이동을 해갔다. 내가 옛날 교인들이 보고 싶어도 만날 면목이 없었다. 그러다가 은퇴를 하고 돌아 오니 옛날 교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여 알아 보고 싶었다. 그 중에 A집사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분은 전임 목사가 옛 교인을 찾는다 해도 충분히 이해를 할 줄 믿었기 때문이다. 내 전화를 받은 목사님은 반가운 음성으로 나를 맞아 주었다. 그리고 A 집사는 그 교회를 몇해 전에 떠나 갔다고 알려 주었다. 그 집사가 교회를 떠나 간 것이 아니라 자기가 등을 떠밀어 보냈노라고 말 했다. 무슨 나쁜 관계 때문이 아니라 10년 가까이 같은 목사에게 있었으면 다른 목사에게 가서 신앙 생활을 하는 것이 더 발전이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을 했다.

그 집사 뿐 아니라 누구라도 한 곳에 10년을 눌러 있다면 권태를 느끼거나 실증이 날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목사가 떠나는 것보다  훨씬 용이 할 뿐더러 잡음도 해소가 된다고 말했다. 목사가 교회를 떠나는 데는 말도 많고 일도 많고 복잡한 절차며 조건이 교회를 어지럽게 할 가능성이 커서 자기는 교인을 놓아 주면서 목회를 한다고 했다.

목사가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교인을 몰아 내는것은 결코 아닌성 싶었다. 목사에게 다소 부담이 되고 불편한 교인을 뒷문으로 내어 쫓는 그런 목사는 절대로 아니었다. 나는 정말 감탄을 했다 교인을 놓아 주다니 그 것도 대형 교회가 아닌데도 말이다. 평소에도 단정하고 깔끔하며 진실한 그 목사가 오늘 따라 더욱 돋보이는 것 같았다. 교인 하나라도 놓지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쓰는 이 바닥에서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을까 싶었다.

Comments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