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무당의 할렐루야 해프닝

조정칠 목사 2 4,450 2005.12.12 23:27
내가 처음 목회하던 교회에 무당의 딸 아이가 주일 학교에 나오고 있었다. 무당이라도 제대로 된 무당도 아닌 서툰 무당으로 큰 무당 아래서 온갖 심부름을 다 해주고 빌어 오는 부스러기로 딸 하나를 아끼며 키우고 사는 동네 안에서 가장 가난한 집이었다. 남자라고는 그늘 조차도 구경 할수 없는 힘없는 그 여인의 집은 들여다 보는 이 조차 뜸한 지경이었다. 그런 중에도 자기 딸이 교회에 나가는 것을 싫어 하지 않았다.

그녀는 큰 무당을 따라 다니며 자기도 무당이 되어 보겠다고 어깨 너머로 듣고 배운 주술을 혼자 중얼거리는 것을 자랑거리로 여겼다. 동네 사람들이 보기에는 제법 무당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시골에서  큰 굿을 하기가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적은 비용으로 굿을  해 줄수 있다고 자청 하고 나섰으나 그녀를 청 하는 이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신청자가 생겼다.

건너 마을에 중병으로 앓아 누운 어느집에 처음 굿판을 벌이던 날이었다. 소문을 듣고 모여든 동네 아낙네들이 초만원을 이루었다. 병자의 집에서는 커다란 기대를 걸고 엄숙하게 굿을 지켜 보는 것 같았다. 그녀를 부추겨서 굿판을 벌여 놓은 수다스런 여인들은 분주하기가 이를데 없었다. 드디어 징소리가 울려 퍼지며 온 집안이 무당의 신 바람으로 가득 메워졌다. 구경꾼들은 무당의 굿 솜씨를 호기심으로 바라 보고 있었다.

그녀는 제대로 배운 솜씨는 아닐지라도 첫 스탶은 무난하게 처리해 내고 있었다. 그다지 어렵지 않는 주술을 잘도 지껄인다 싶게 큰 무당의 흉내를 내고 있었다. 처음하는 셈 치고는 제법이다 싶었는데 어느새 중얼대던 주술이 바뀌어  학생들이 부르는 동요를 불러대고 있어서 주변 사람들은 일이 잘못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는 대사가 바닥이 나고 둘러 댈 밑천이 궁색했던 것이 틀림 없었다. 눈치를 챈 측근들은 몸이 달기 시작했다.

동요조차 뒤죽박죽이 되더니 '넓고 넓은 바닷 가에 오막살이 집 한채'라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고기 잡는 아버지와 ...' 노래 가사를 이어 가다가  '내사랑아 내 사랑아 나의 사랑' 까지 부르고는 '클레멘타인'이라는 외국 말이 생각나지 않아 다급했던 탓인지 엉뚱하게 '나의 사랑 할렐루야'라고 실수를 해 버렸다. 동요를 부를때 까지는 무식한 무당의 애교 쯤으로 참아 주던 그 집 사람들이 '할렐루야'라는 말에는 속이 뒤집히는 모양 이었다.

그 집 큰 아들이 마당 빗자루를 들고 무당에게 달겨 들어 굿판을 뒤집어 버렸다. 무당은 나가 넘어지고 아수라장이 되고 아낙들은 황급히 무당을 부축하여 밖으로 도망을 해 버렸다. 무당이 아무리 서툴고 엉터리기로서니 어디다 대고 할렐루야를 부른단 말인가? 그 무당은 교회를 다닌 적이 없는데 할렐루야는 어떻게 알았는지. 동네 사람들은 자기 딸에게 들은 것으로 짐작했다. 그 해괴한 소문은 삽시간에 온 동네에 퍼져 나갔다.

그 날의 타격으로 그 여인은 일어나지도 못해 어린 딸이 수종을 들고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 안스러워 했으나 그녀는 부끄러워 나다니지 않았다. 얼마 후에 그 모녀는아무도 모르게 그 동네를 떠나고 말았다. 무당의 입으로 난데없이 할렐루야를 외첬으니 그러고도 그녀가  무당짓을 하겠다고 했을까 싶다. 아마 내 생각은 그 뒤로 자기 딸을 앞세우고 교회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Comments

BAIK EUI HEUM 2005.12.17 04:19
  목사님 !
글 재미 있고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모든 글을 copy하여 제 컴퓨터 속에 저장했습니다.
제가 칼럼을 쓸 때 인용해도 괜찮겠습니까?
항상 건강 하시고 주님 안에서 평안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Philadelphia에서 백의흠 목사
동산감독 2005.12.17 06:57
  목사님, 평안하시지요?

감사예배 때 잠깐 뵙고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신준희 목사님께서는 가까운 곳에 계셔서 가끔 뵈올 수가 있는데, 백 목사님께서는 먼 곳에 계시는 관계로 전혀 뵈올 수가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좋은목자의 동산'에 올려져 있는 조 목사님의 어떠한 글이라도 자유롭게 활용하시면 됩니다. 싸이트를 개설할 때에 조 목사님께서 이미 허락해 주신 사항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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