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뼈가 부러진 책임이 …

조정칠 목사 0 4,394 2005.06.15 03:45
고등학교에 다니는 사내 아들을 둔 부모는 종종 그 녀석들이 저지르는 몸의 상처를 보는 아픔이 있다. 사내란 조금 거칠어 보이는 것이 사내답게 비칠수도 있다. 사내 녀석이 게집애 처럼 나약 하게 굴면 그들의 세계에서는 역겨운 놈으로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내 아들 놈도 거칠거나 사납지는 못해도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덤비는 것이 여간 다행스럽지 않았다. 어떤 상처를 입고 집에 돌아 와도 이유를 묻지 않았고 그런 것을 탓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녀석의 다급한 전화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다.

그 시간이면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가  중앙로에 있는 병원 이라고 해서 우리 내외는 소름이 끼치도록  긴장을 했다. 병원으로 달려 가는 동안 우리는 한마디도 말을 나누지 않았다. 공연히 불길한 생각이 마음을 뒤숭숭 하게 흔들어 놓는 것 같아서 였다.

병원 대기실에는 아들이 초조한 얼굴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에서 점심 시간에  한 친구가 농구 공을 던저 넣느라고  점프를 했다가 내려 오면서 우리 아들 뒷통수에 코를 부딛첬다는데 그 책임을 우리 아들 자신이 져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우리 아들이 잘못 한 것 같지는 않았으나 그렇게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아들이 기특 하게 느껴졌다. 잠시 후에 그 학생의 어머니가 연락을 받고 달려 왔고 학생은 콧등에 반창고를 잔득 부친 체로 진료실 밖으로  나왔다. 일주 정도 치료를 받으면 된다고 전했다.

그 학생이 부상의 경위를 설명 하자  그 어머니는  “ 네가 잘못 했네 뭐 ! “ 라고 짤막하게 아들을 나무라며 우리 내외에게 도리어 사과를 했다.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분명히 우리 아들의 머리에 부딛혔으니 우리쪽 책임 이라고 주장을 했으나 별 효력이 없었다.

아이들을 학교로 돌려 보내고 두 어머니가 마주 앉았다. 서로 처음 만난 사이 였으나  앞으로 자주 만나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교제의 문을 텄다.  세상이 삭막하기만 한게 아니고 따뜻하고 아름답기도 하다며 환하게 웃는 두 어머니는 의미 있게 두 손을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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