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사 10학년 졸업

조정칠 목사 0 3,929 2011.05.03 04:05
2년을 지날 무렵 이웃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청빙을 의뢰해 왔다. 아직, 목사 안수는 일년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미리 부임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나로서는 절호의 기회였다. 교인이 300명 정도 되는 작은 교회였으나 나에게는 엄청나게 큰 교회 같아서 과분하다는 느낌이었다.

교회 앞에 사임을 통보했다.  그러나 거부 당했다. 목사가 몸이 약하여 언제 그만 두게 될지 모르니 눌러 앉아 후임이 되라고  했다. 나는 그 제안을 사양하고 사임을 고집했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했다. 청빙한 교회에서 내 사정을 알고 얼마든지 기다릴 것이라고  회답했다.

한 달을 기다렸으나 당회원 전원이 그대로 있으라는 말 뿐이었다. 할 수 없이 몰래 떠나기로 했다. 사표를 써서 관리 집사에게 맡기면서 내가 떠난 다음 두 시간 지나서 담임목사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아기는 아내가 업고 아들은 내가 손을 잡고 새 임지로 천천히 걸어서 가게 되었다.

내가 부임 하기 전에 시무하던 목사는 일본 교포 교회로 떠난 뒤였다. 목사가  없으니 축도로 예배를 마무리 할 수가 없었다. 주일마다 나의 가슴은 죄송한 맘 뿐이었다. 그런 탓으로 나의 목사 안수식에는 전 교인들이 모여들어 대 성황을 이루었다. 그 날로 나는 전도사 10년을 마감했다.

[필자 주] 여기서 나의 목양 일지는 끝을 맺겠습니다. 목사가 된 이후의 일지는 쓸 수가 없습니다. 쓸 거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혹시 자기 자랑이 묻어날 소지가 있을지 몰라서 이 쯤에서 그만 두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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